계엄이 솟아올린 한국의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에 머물면 어떤 헬이 펼쳐질까?
유튜브나 방송국에 나오는 경제전문가들이 어떤 경제적 리스크가 발생할 때 이러면 한국 경제는 망하는 겁니다라고 겁을 줄 때 개인적으로 저것들은 조회수를 올리려고, 혹은 정치적 이익 때문에 설레발을 치는구나 싶어 '알아서 톤 다운'해서 들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런 경험을 했을 거라고 봅니다. 근데 원달러가 1500원대로 가면, 헬이 펼쳐질 수도 있겠네 싶어서 걱정이 되네요. 환율이 1500원대로 가면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인플레이션이 다시 재발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이게 우리 개인한테는 쥐약일 것 같습니다.
계엄령으로 촉발한 한국의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으로 치솟는다면 한국 경제에 상당한 먹구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1. 한국 원화(KRW) 약세의 영향
한국 원(KRW)과 미국 달러(USD)의 환율이 1,500 KRW/USD로 상승하면(즉, 원화가 현재 수준에서 약 25% 하락하면) 한국 경제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a) 인플레이션 압력
원화가 약세이면 수입 상품과 서비스가 더 비싸져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이는 특히 원자재, 에너지, 기술에 대한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문제가 됩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해서 어려웠던 두어 달 혹은 작년 2023년 12월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예: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때 한국 원은 약 800원/달러에서 1,700원/달러로 평가절하되어 인플레이션이 급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엄격한 재정 정책을 시행해야 했습니다. 당장 금리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확 늘어납니다. 안 그래도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들이 허리를 졸라매고 있는데, 더 졸라맬 허리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영향: 석유, 식품, 산업 기계와 같은 수입품의 가격이 상승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로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한국은 1,200원/달러 환율에 비해 같은 양의 석유에 대해 25% 더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b) 수출과 경쟁력
원화가 약세이면 한국 수출이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한국 제품은 외국 구매자에게 더 저렴해져서 자동차, 전자, 조선과 같은 산업의 수출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우리 개인은 수출할 물건이 없어서 두들겨 맞기만 해야 한다는 소립니다. 대기업은 수출 물건도 있고 쌓아놓은 달러 유보금도 있지만 우리 개인은 없습니다. 물론 달러를 가진 개인들은 어느 정도 자산 손실을 헤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예: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원화 가치 하락은 한국 수출의 급증에 기여했습니다. 한국 수출 부문은 1997년에서 2000년 사이에 연평균 13%의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이래서 우리가 IMF 위기를 2년 만에 졸업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 영향: 가격이 1,500만 원인 국산차가 환율 1,200원/달러로 12,500달러라면, 환율 1,500원/달러로는 같은 차가 10,000달러가 되어 국제 시장에서의 매력도가 높아집니다.
c) 외국 부채 및 기업 부채
외화 부채를 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상환 부담이 커질 것입니다. 원화가 하락함에 따라 외화 부채를 상환하는 데 필요한 국내 통화의 양이 증가하여 기업과 은행에 압박을 가할 것입니다.
● 예: 1997년 금융 위기 당시 현대, 삼성과 같은 회사는 원화 평가절하로 인해 외화 부채가 더 비싸져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이래서 IMF 때 재계 서열 30위권 내의 대기업 가운데 11개가 흔적도 없이 날아갔습니다. 쉽게 말해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당했습니다. 대기업의 인력 구조조정도 일어나지만, 앞에서 말한 것은 대기업 자체가 해고당한 겁니다.
● 영향: 회사가 외채 1,000만 달러를 지고 있을 경우, 1,500원/달러 기준으로 부채를 상환하려면 150억 원이 필요하지만, 1,200원/달러 기준으로는 120억 원이 필요합니다.
2. 다른 나라의 사례 비교:
a) 아르헨티나(2018-2019)
아르헨티나는 2018-2019년에 아르헨티나 페소(ARS)가 경제 부실 경영, 인플레이션, 외부 요인으로 인해 1년 만에 약 20 ARS/USD에서 60 ARS/USD 이상으로 급락하면서 통화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 인플레이션이 크게 상승했습니다(연간 50% 이상).
∎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이자율을 인상했습니다.
∎ GDP가 감소하는 경기 침체로 인해 성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환율이 올라 수입 물품 값이 올라가서 일어난 인플레이션이라 금리 인하하면 환율이 더 올라 금리 인하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럼 우리 개인에게는 지금보다 더한 헬(Hell)이 벌어집니다.
b) 터키(2018-2019)
2018년 터키 리라(TRY)는 정치적 불안정, 높은 인플레이션, 국가 외채에 대한 우려로 인해 미국 달러 대비 30% 이상 하락했습니다.
∎ 환율 영향 : 리라는 1달러당 3.5 TRY에서 1달러당 7 TRY 이상으로 상승했습니다.
∎ 경제에 미치는 영향 : 터키의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여 20%를 넘었고, 국가는 급격한 성장 둔화에 직면했습니다. 특히 외화로 빌린 터키 기업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c) 러시아(2014-2015)
2014년 러시아 루블(RUB)은 서방의 제재와 석유 가격 하락으로 인해 극적으로 하락했습니다. 루블은 2015년에 약 35 RUB/USD에서 거의 80 RUB/USD로 상승했습니다.
∎ 러시아에 미치는 영향 : 이러한 가치 하락은 인플레이션 급등을 촉발했고, 2015년 소비자 물가는 15% 상승했습니다.
∎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 가치 하락은 수입 비용을 증가시켜 국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수출(특히 석유 및 가스)은 경쟁력이 높아졌습니다.
결론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치솟아 그 근처를 유지한다면 우리 개인한테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재발하는 것이고, 우리 개인은 더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하를 타고 한국은행도 금리인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고금리로 한국 내수 경제가 더 침제했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좀만이라도 도움이 되라고 금리인하를 해서 은행 대출 이자를 덜 내고 있는데, 환율이 치솟으면 우리한테 작은 숨통이 되었던 금리 인하마저도 물 건너가고..아작이 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