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못 하는 3세 이하의 아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을까?

기억을 못 하는 3세 이하의 아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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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아기는 어릴 때 들은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적으로도 영아(특히 3세 이하)는 명확한 ‘에피소드 기억(자신이 경험한 사건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능력)’이 거의 없다고 봅니다. 이런 현상을 ‘유아기 기억상실(infantile amnesia)’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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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아기 기억상실이란?

유아기 기억상실은 생후 약 3~4세 이전의 경험을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즉, 우리가 아주 어릴 때(예: 돌잔치 때, 아기 때 있었던 일 등)는 뚜렷한 기억이 거의 없어, 부모님이나 사진, 영상 등을 통해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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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왜 유아기 기억상실이 일어날까?

1) 뇌 발달 미성숙

기억을 저장하고 꺼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hippocampus),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등이 아기 때는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아기 때의 경험은 장기 기억(특히 에피소드 기억)으로 저장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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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언어 능력 부족

기억은 언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기 때는 언어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험을 ‘이야기’(서사적 기억, 에피소드 기억)로 조직해서 저장하는 게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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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왜 언어가 기억에 중요할까요?

1) 경험을 ‘말’로 정리하는 힘

우리가 어떤 일을 겪었을 때, 그 경험을 “내가 누구랑 어디서 무엇을 했다”처럼 머릿속에서 문장으로 정리합니다. 이런 식으로 경험을 언어로 조직(정리)하면, 그 기억이 더 오래, 더 뚜렷하게 남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제 엄마랑 놀이터에서 그네를 탔다”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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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기는 언어로 정리하는 능력이 부족

아기(특히 만 2~3세 이전)는 아직 말을 잘 못하거나, 문장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경험을 머릿속에서 ‘이야기’로 만들어 저장하는 게 어렵습니다. 언어가 충분히 발달한 뒤(보통 만 3~4세 이후)에는 자신이 겪은 일을 말로 표현하고, 그 경험을 더 잘 기억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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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연구 사례

실제로 심리학 연구에서는, 언어 능력이 발달한 아이들이 더 오래전의 경험을 기억하고, 언어가 미숙한 아이들은 금방 잊어버린다는 결과가 많이 나왔습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경험을 자주 ‘이야기’로 나눌수록, 아이의 기억이 더 잘 남는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기가 언어가 발달하면, 경험을 말로 정리하고, 그만큼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이는 두뇌 개발에 훨씬 유리한 측면이 있음을 말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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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아의식(자기 인식)의 미발달

게다가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고,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기억을 만드는 능력(자기 인식)이 2~3세 이후에 발달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개념이 없는데, 기억을 체계적으로 저장하기 바랄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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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래도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질까?

1) 사라짐: 구체적인 사건, 장소, 시간 등 ‘에피소드 기억’

예: “2살 때 어디서 뭘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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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남음: 감정, 소리, 익숙한 얼굴, 언어의 리듬 등 ‘암묵적 기억(implicit memory)’

예: 부모의 목소리, 자주 듣던 노래, 언어의 억양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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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언제부터 기억이 남을까?

보통 3~4세 이후의 경험부터는 비교적 또렷하게 ‘자기 경험’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어서, 어떤 사람은 2세 후반의 기억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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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기는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영향’은 받는다

아기가 태어나서 듣는 소리, 언어, 음악 등은 구체적으로 기억에는 남지 않지만, 뇌 발달과 언어 습득, 정서 형성에 큰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자주 불러준 자장가나, 부모의 목소리, 주변 언어 환경은 아기의 언어 능력과 정서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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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의식적 기억(암묵 기억)은 남는다

아기는 사건을 이야기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소리, 감정, 패턴, 언어 구조 등은 뇌에 무의식적으로 저장됩니다. 그래서 아기 때 많이 들은 언어의 소리, 억양, 리듬에 더 익숙해지고, 나중에 언어를 배울 때 더 쉽게 습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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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정서적 경험도 각인된다

아기는 엄마, 아빠의 따뜻한 목소리, 웃음, 자주 불러주는 노래 등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고, 이런 경험이 평생의 정서 발달에 토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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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정리

아기는 구체적으로 “이때 이런 말을 들었다!”라고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듣는 언어, 소리, 정서적 경험 등은 뇌와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각인되어 성장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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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기에게 좋은 말, 따뜻한 목소리, 다양한 언어적 자극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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